인관관계 개선 방안…
출처: https://v.daum.net/v/Pk4raEA0VI
주변에 잘해줘도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는 이유
안녕하세요. 저는 임상심리학자이자 작가인 김도연입니다. 우리 주변에 인간관계를 잘 맺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노력할수록 인간관계가 더 좁아지는 사람이 있어요. 이런 분은 인지적인 틀을 개선해야 합니다.
같은 대화를 해도 상대의 말을 ‘왜 저렇게 표현하지’라며 불쾌하게 해석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 사람은 저런 부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보는구나’ 이렇게 개방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어요. 바라보는 시선이 서로 다르죠. 그러다 보니 느끼는 감정도 다르고, 반응도 굉장히 달라집니다. 인간관계가 어려운 분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자신의 단단한 생각에서 벗어나 다른 관점으로 관계를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신념이 달라지지 않으면 악순환의 덫에 놓일 수 있습니다.
수용 능력을 넓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단순히 참는 것을 두고 수용이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수용이란 인정하는 과정입니다. ‘받아들인다’ 이렇게 생각하면 본인이 끌려간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허락한다’ ‘인정한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감정의 주체가 되죠. 능동적인 과정이 됩니다.
만약 허락되지 않는 상황이 있다면 내 안에 어떤 장벽이 수용을 막는 것인지 살펴 보아야 합니다. 스트레스나 고통을 덜 느끼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태도가 필요해요. ‘오늘 미팅에서 나는 나와 다른 반대 의견을 조금 더 허락해 보겠어’ 등의 문장을 새기며 조금씩 노력해 보는 거죠. 인간관계에 있어 매주 무엇을 허락해 볼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아요. 이런 걸 ‘수용 전략’이라고 해요.
나름의 수용 전략을 세워보고, 자신이 들을 말에 대해 준비를 하는 거죠. 이러다 보면 점점 익숙해져서 자연스럽게 수용적인 태도가 나오게 됩니다. 수용 전략을 잘 짜려면 나의 어떤 습관과 사고방식이 나를 덫에 놓이게 하는지 찾아야 해요. 그리고 수용 전략을 짜서 실천하기 시작한 후에는 결과를 다 통제하려고 하면 안 돼요. 수용하다 보면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잖아요. 마음 습관을 키워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조금씩 노력해 나가다 보면 좋은 변화가 생길 거예요.
세 번째로는 대인관계의 패턴을 탐색해 보아야 합니다. 내가 어떤 관계에서 유독 더 불편해지는지, 다른 사람의 어떤 말과 행동, 어떤 비언어적인 메시지에 자꾸 위축되는지 찾는 거죠. 나에게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관계 속 내 마음의 패턴과 반응을 파악할 필요가 있어요. 어떻게 보면 ‘촉발 자극’이라고도 할 수 있죠. 이런 순간순간을 정리해 보고, 거기에 맞게 행동 레시피나 대안을 적용하며 수용해 보는 겁니다. 인간관계망의 전반적인 환경을 바꾸기 위해서 이 과정이 아주 중요합니다.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행동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일단 본인의 인간관계를 돌아보며 가치를 정립해 보는 겁니다. 내가 여러 사람의 관계에 있어 어떤 방향을 추구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는 거예요.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신뢰라는 가치에 맞는 행동을 고민하는 거죠. 연인 관계에서 존중이라는 가치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싶다면 존중을 표현할 수 있는 비언어적인 메시지를 어떻게 보일 수 있을지 고민해 보고요. 각 관계에 맞는 가치, 가치와 일치되는 행동을 찾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계에 있어 가치가 그렇게 중요한가?’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비유를 들어 설명하고 싶어요. 관계 가치는 인간관계에 있어 북극성이나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해요. 바다를 항해할 때 경로를 이탈할 수 있잖아요. 어디로 나아가야 하나 고민하게 될 때 북극성이나 등대를 보면 방향을 깨닫게 되죠. 가치는 내 삶의 가이드 역할을 하는 거예요. 마음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가끔 친한 상대와 대화하다 보면 ‘이렇게 친한데 내 마음, 내 성격을 몰라?’ 이렇게 생각하게 될 때가 있어요. 이런 고민은 자존감의 문제로도 이어지죠. 상대방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때까지 기다리거나 참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도 여러분의 감정을 상대에게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본인의 깊은 욕구나 감정의 온도, 그 결을 알아차릴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감정 표현으로 상대가 여러분에게 걸맞은 반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해요. 축하받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직접 축하해 달라고 얘기해 보세요. 분명 상대에게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거예요.
이런 요청은 문턱이 낮은 상대부터 시작하는 게 좋아요. 단 한 번의 경험이 그다음 도전을 무척 수월하게 할 수도 있거든요. 가까운 관계에서부터 시작해 관계망을 넓혀 도전하는 게 좋고요.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해 보는 거예요.
만약 상대에게 생긴 감정의 응어리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도 남아 있다면 여러분의 마음을 다시 한번 돌아보세요. 마음의 주인이 누구죠? 여러분이에요. 이럴 때는 여러분이 자신에게 위로와 격려를 해 주세요. 상대방에게 감정의 모든 것을 다 맡기지 않는 거죠. 내가 주체적으로 나에게 ‘수고했다’ ‘애썼다’ 이렇게 말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만약 그 상대가 가까운 사람이라면 어느 날 그냥 편하게 얘기해봐도 좋아요. “네가 그때 나에게 이렇게 얘기해 줬으면 참 좋았을 것 같아” 이렇게 말한 후에 비슷한 상황이 또 생기면 그땐 바로 요청하는 거죠. 상호 간에 마음을 더 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거죠. 상대에게 넘긴 감정의 주도권을 여러분이 다시 가져와야 해요.
내가 내 감정의 좋은 양육자가 되어야 하죠. 상대가 내 마음을 헤아릴 수 있고 나를 좋아할 수 있는 조건을 스스로 만드는 겁니다. 자신의 감정과 가치에 따라 상황을 잘 이끌어 나가는 게 필요하겠어요.
모든 관계를 다 잘 만들려고 너무 애쓸 필요는 없어요. 그렇게 되면 나의 욕구가 과하게 억제됩니다. 그게 심리적인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상대만 신경 쓰다 보니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거죠. 그러다 보면 공허함과 외로움이 커지게 되고 힘이 들게 됩니다.
공허함에 대해 더 얘기해보고 싶은데요. 평균 내외의 공허함은 실존적 외로움이라고 해요. 살아가면서 늘상 느끼는 기본적인 감정이죠. 이 공허함을 메우려고 지나치게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외로움과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삶의 일부에 외로움이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외로움을 곁에 두세요. 외로움, 불안함, 우울함을 부정적인 감정으로 치부하면 안 된다는 거죠.
어떤 감정이든 자연스럽게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감정의 정도가 지나치다면 그럴 때 신경 써 주시면 돼요. 가끔 자신의 공허함이 어느 정도인지 생각해 보세요. 적당한 공허함이라면 ‘이럴 수 있구나’ 하면서 받아들이면 됩니다. 공허함에 너무 집중하면서 그 감정을 결핍으로 느끼지 않게 하는 것도 필요해요.
공허함이 지나치게 클 경우 타인에게 기대하게 되는 바가 커지게 되고, 상대의 반응에 더 민감해질 수 있거든요. 공허함이 너무 클 땐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져보세요.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시간을 늘려보세요. 자신의 사적인 마음 공간을 어떻게 채울지, 현재 자신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 천천히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외로움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상대방 그리고 스스로와 좋은 감정 관계가 수립될 수 있습니다. 외로움이 지나칠 땐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할 수 있는 나만의 활동, 행동 목록을 만들어 보세요. 이때는 정말 욕구 중심으로 하는 게 좋습니다. 욕구가 억제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감각적인 활동,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활동을 많이 늘려보세요. 혼자 할 수 있는 욕구 중심 활동으로 여러분의 시간을 잘 꾸려 나가는 게 가장 좋고요. 활동 이후 그 의미를 되새기면 훨씬 더 풍요로운 시간이 됩니다.